일본콜라겐, 유명하다고 그냥 먹어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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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약국에서 40대 손님이 일본콜라겐 파우치를 들고 오셨어요. “친구가 일본에서 사 왔는데 피부에 좋다던데, 제가 먹는 약이랑 같이 먹어도 돼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사실 이런 질문이 정말 많습니다. 콜라겐은 광고에서는 촉촉함, 탄력, 저분자 같은 말이 먼저 보이지만, 약국에서는 원산지보다 성분표와 하루 섭취량을 먼저 봅니다.

일본콜라겐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제품은 아닙니다. 분말, 젤리, 드링크, 정제 형태가 있고, 콜라겐펩타이드만 들어 있는 제품도 있지만 비타민C,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철분, 아연, 코엔자임Q10 같은 성분이 함께 들어간 제품도 많습니다. 같이 먹어도 되는지는 ‘콜라겐’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콜라겐이 특별하다는 말,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요?

콜라겐은 원래 단백질입니다. 그냥 큰 단백질 형태로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잘게 쪼개지기 때문에, 제품에는 보통 콜라겐펩타이드나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라는 형태가 많이 쓰입니다. 이 말은 콜라겐을 효소 처리 등으로 작게 나눴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근거는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무작위 대조시험을 모은 연구들에서는 콜라겐펩타이드를 8주에서 12주 정도 섭취했을 때 피부 수분, 탄력 같은 일부 지표가 좋아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연구마다 원료, 섭취량, 참가자 수, 함께 들어간 성분이 달라서 “누구에게나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주름, 미백, 리프팅처럼 표현이 커질수록 광고와 연구 결과 사이를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식품안전나라에서도 피부 건강 관련 기능성으로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으로부터 피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같은 표현을 구분해 둡니다. 이 문구에서 중요한 건 ‘치료’가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음’입니다. 여드름, 아토피, 기미, 탈모를 고치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기대가 너무 커집니다.

라벨에서 먼저 볼 것은 원산지가 아니라 식품 유형입니다

일본콜라겐을 고를 때 많은 분들이 “일본 제품이면 더 믿을 만한가요?”라고 묻습니다. 저는 그 질문에 보통 이렇게 답합니다. 일본산인지보다, 국내에서 어떤 식품 유형으로 판매되는지와 기능성 표시가 근거 있는 방식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일본의 기능성표시식품은 사업자가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청에 신고해 기능성을 표시하는 제도입니다. 일본 소비자청도 많이 먹는다고 더 좋은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며, 표시된 하루 섭취 기준과 주의사항을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 표시와 제도 구조가 완전히 같지는 않기 때문에, 직구 제품을 국내 건강기능식품처럼 이해하면 헷갈릴 수 있습니다.

  • 제품 겉면에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콜라겐 함량이 ‘1포당’인지 ‘하루 섭취량당’인지 구분합니다.
  • 콜라겐 외 부원료가 약과 충돌할 만한지 봅니다.
  • 피쉬콜라겐이면 생선 알레르기 여부를 먼저 생각합니다.
  • 당류가 들어간 젤리나 드링크는 하루 당 섭취량도 같이 봅니다.

복용량은 어느 정도가 현실적일까요?

콜라겐은 많이 먹는다고 피부로 그대로 쌓이는 성분이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 원료도 원료별로 하루 섭취량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일부 개별인정 원료는 1.5g에서 3.5g 정도처럼 범위가 정해져 있고, 다른 원료는 또 다르게 관리됩니다.

광고에서는 500mg, 1,000mg, 3,000mg 같은 숫자가 크게 보이는데, 숫자만 크다고 좋은 제품은 아닙니다. 실제로 봐야 하는 것은 기능성 원료명, 하루 섭취량 기준 함량, 섭취 기간, 주의사항입니다. 분자량이 낮다는 말도 참고는 되지만, 그것 하나로 흡수율과 효과를 모두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피부 목적이라면 보통 최소 8주, 길게는 12주 정도를 기준으로 변화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1주 먹고 얼굴이 확 달라지는 식의 기대는 내려놓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 두드러기, 가려움이 생기면 “명현반응”처럼 넘기지 말고 중단 후 상담하는 게 안전합니다.

같이 먹을 때 더 조심할 조합이 있습니다

콜라겐펩타이드 자체는 약물 상호작용이 많이 알려진 성분은 아닙니다. 그런데 일본콜라겐 제품은 단독 성분보다 복합 제품이 많아서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약국에서 제가 성분표를 길게 보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 철분, 칼슘, 마그네슘, 아연이 함께 들어 있으면 갑상선호르몬제, 일부 항생제, 골다공증약과 시간 간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비타민K, 코엔자임Q10, 오메가3가 함께 들어간 제품은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분에게 특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 비타민A 계열 성분이 들어간 미용 복합제는 임신 준비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분이 조심해야 합니다.
  • 신장질환으로 단백질 섭취를 제한받는 분은 콜라겐도 단백질 유래 성분이라는 점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 어류,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피쉬콜라겐, 해양성 콜라겐 표시를 꼭 봐야 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게 비오틴입니다. 일본 이너뷰티 제품에 비오틴이 같이 들어간 경우가 있는데, 고함량 비오틴은 일부 혈액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 검사, 심장 관련 검사 등을 앞두고 있다면 복용 중인 건강기능식품을 의료진에게 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약국에서 손님께 자주 드리는 기준

먹어도 되는 사람

평소 식사가 크게 부족하지 않고, 생선 알레르기가 없고, 복용 중인 약이 없으며, 피부 건조감이나 탄력 저하가 신경 쓰여 보조적으로 챙기려는 정도라면 비교적 부담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도 하루 섭취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젤리형은 맛이 좋아서 간식처럼 여러 개 먹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제품은 당류와 열량까지 같이 올라갑니다.

상담이 먼저인 사람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갑상선약, 골다공증약, 일부 항생제를 복용 중인 분은 제품 전체 성분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임산부, 수유부, 어린이, 알레르기 체질, 신장질환자, 간질환자도 광고 문구만 보고 시작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지만, 몸에 들어가는 성분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저는 일본콜라겐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본에서 유명하다”, “저분자라 흡수가 잘 된다”, “연예인이 먹는다” 같은 말보다 내 약, 내 알레르기, 내 하루 섭취량에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약국에서 11년 동안 손님들을 보며 느낀 건, 영양제는 많이 챙기는 사람보다 덜 겹치게 챙기는 사람이 오래 편하게 먹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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