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에 좋은 음식, 소금부터 늘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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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압에 좋은 음식, 소금부터 늘리면 될까요?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혈압약을 드시는 분만큼이나 “저는 혈압이 낮은데 뭘 먹어야 하나요?”라고 묻는 분도 꽤 많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핑 도는 느낌, 오래 서 있다가 식은땀이 나는 느낌을 겪고 나면 ‘저혈압에 좋은 음식’을 바로 찾게 되죠.

그런데 저혈압은 음식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수분 부족, 식사량 부족, 빈혈, 갑상샘이나 부신 문제, 심장 질환, 자율신경 이상, 복용 중인 약까지 원인이 다양합니다. 그래서 저는 약국에서 먼저 묻습니다. “혈압이 실제로 몇 정도 나오셨어요?” 숫자를 아는 게 출발점입니다.

저혈압이라고 모두 소금을 늘려도 되는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 미만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일 때 이야기합니다. 다만 평소 90대 혈압이어도 어지럽지 않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으면 그 자체가 병은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100대 혈압이라도 갑자기 떨어지고 어지럼, 실신, 가슴 답답함이 있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혈압에 소금이 좋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몸속 수분과 나트륨이 부족해서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부전, 신장 질환, 간경변, 고혈압 병력이 있거나 부종이 있는 분은 소금을 늘렸다가 상태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영양표시 기준에서 성인 나트륨 기준은 하루 2,300mg 전후로 설명됩니다. 소금으로 환산하면 대략 5.8g 정도입니다. 이미 찌개, 국물, 김치, 젓갈, 가공식품을 자주 드시는 분은 “소금을 더 먹어야겠다”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있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저혈압에 좋은 음식은 ‘혈액량과 영양 상태’를 같이 봐야 합니다

저혈압에 좋은 음식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는 혈압을 억지로 올리는 음식보다 몸이 혈압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식사가 중요합니다. 광고처럼 특정 성분 하나가 바로 혈압을 올린다고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수분과 전해질

탈수는 저혈압을 흔하게 악화시킵니다. 땀을 많이 흘린 날, 설사한 뒤, 커피만 마시고 식사를 건너뛴 날에 어지럼이 심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하루 동안 나누어 마시는 쪽이 낫습니다. 운동이나 더운 날에는 전해질이 든 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분과 나트륨 함량은 라벨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단백질과 철분

빈혈이 있으면 혈압이 낮지 않아도 어지럽습니다. 철분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살코기, 달걀노른자, 생선, 조개류, 콩류,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가 있습니다. 철분은 비타민 C와 같이 먹을 때 흡수가 좋아져서 고기 반찬에 채소나 과일을 곁들이는 방식이 실용적입니다. 성인 남성과 폐경 후 여성의 철분 권장량은 하루 8mg, 월경이 있는 성인 여성은 18mg 정도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타민 B12와 엽산

비타민 B12와 엽산은 적혈구 생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에서도 성인 비타민 B12 권장량은 하루 2.4mcg, 엽산은 400mcg DFE로 제시됩니다. B12는 육류, 생선, 조개, 달걀, 유제품에 많고 엽산은 녹색 채소, 콩류, 통곡류에 많습니다. 채식을 오래 했거나 위장 수술을 받았거나 위산억제제, 메트포르민을 오래 복용 중인 분은 음식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검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식후에 더 어지럽다면 식사 방식이 중요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밥을 먹고 나서 더 나른하고 어지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후 저혈압은 식사 후 혈액이 소화기관 쪽으로 몰리면서 생길 수 있습니다. 메이오클리닉과 영국 보건 안내에서도 이런 경우에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적은 양을 나누어 먹는 방법을 언급합니다.

  • 밥, 면, 빵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한 번에 크게 먹지 않기
  • 단백질 반찬과 채소를 같이 넣어 식사 속도 늦추기
  • 식사 직후 바로 뜨거운 샤워나 격한 활동을 피하기
  • 아침을 거른 뒤 점심을 과하게 먹는 패턴 줄이기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릴 수 있지만 해결책처럼 쓰기는 어렵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이 있는 분, 부정맥이 있는 분은 오히려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탈수를 부를 수 있어 저혈압이 있는 분에게는 꽤 불리한 편입니다.

영양제보다 먼저 확인할 것들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저혈압 상담을 하다 보면 철분제, 홍삼, 비타민 B군, 코엔자임Q10 같은 제품을 이미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코엔자임Q10은 일부 사람에게 혈압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저혈압이 걱정되는 분은 무심코 고용량으로 시작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홍삼도 체질에 따라 두근거림, 불면, 혈당 변화가 문제가 될 수 있고 항응고제나 당뇨약을 드시는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감초가 혈압을 올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감초 성분은 혈압 상승과 칼륨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혈압에 좋다고 일부러 먹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이뇨제, 심장약, 혈압약을 복용하는 분에게는 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이 반복된다면 혈압계로 아침, 증상 있을 때, 식후 1시간 전후를 기록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앉았다가 일어난 직후 혈압이 크게 떨어지는지도 의미가 있습니다. 기록이 있으면 병원이나 약국에서 훨씬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음식 이야기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저혈압 자체보다 중요한 건 동반 증상입니다. 실신, 흉통, 숨참, 식은땀, 검은 변, 심한 탈수,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임신 중 어지럼, 새로 시작한 약 이후의 저혈압은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혈압약, 전립선약, 이뇨제, 항우울제, 수면제, 파킨슨병 약 등도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평소 건강한 분이라면 저혈압에 좋은 음식은 물, 균형 잡힌 단백질 식사, 철분과 B12가 들어 있는 식품, 무리하지 않는 전해질 보충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다만 소금을 늘리는 선택은 개인의 병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저혈압에는 짠 음식”이라는 말보다 “왜 낮은지 먼저 보고, 부족한 것을 채우자”는 쪽이 훨씬 약사다운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혈압에 좋은 음식, 소금부터 늘리면 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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