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위재산기준, 집이나 예금이 있으면 무조건 탈락일까요?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약값보다 먼저 복지 자격을 묻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얼마 전에도 오래 혈압약을 타 가시는 어르신이 작은 목소리로 물으셨어요. ‘전세보증금이 조금 있는데 차상위가 될 수 있나요?’ 사실 차상위재산기준은 집이나 예금이 얼마면 바로 된다, 안 된다로 끊기지 않습니다. 소득과 재산을 함께 계산한 ‘소득인정액’이 기준입니다.
재산만 따로 보는 기준은 아닙니다
2026년 기준으로 차상위계층 확인사업은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지 봅니다. 보건복지부 기준 중위소득 고시에 따라 금액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어요.
- 1인 가구: 월 1,282,119원 이하
- 2인 가구: 월 2,099,646원 이하
- 3인 가구: 월 2,679,518원 이하
- 4인 가구: 월 3,247,369원 이하
- 5인 가구: 월 3,778,360원 이하
- 6인 가구: 월 4,277,976원 이하
여기서 말하는 금액은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만 뜻하지 않습니다. 실제소득에서 일정 공제를 하고, 재산을 월 소득처럼 환산해서 더합니다. 그래서 월급이 적어도 자동차나 금융재산 때문에 기준을 넘을 수 있고, 반대로 전세보증금이 있어도 지역별 기본재산액 안에서 일부 공제될 수 있습니다.
재산은 월소득으로 바꿔 계산합니다
차상위재산기준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식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소득인정액은 소득평가액에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값입니다.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재산에서 기본재산액과 부채를 빼고, 남은 금액에 재산 종류별 환산율을 곱해 계산합니다.
2026년 기본재산액 기준
- 서울: 9,900만원
- 경기: 8,000만원
- 광역시·세종·창원: 7,700만원
- 그 외 지역: 5,300만원
재산 종류별 월 환산율
- 주거용재산: 월 1.04%
- 일반재산: 월 4.17%
- 금융재산: 월 6.26%
- 자동차: 월 100%
숫자만 보면 금융재산과 자동차가 꽤 크게 느껴지실 겁니다. 특히 자동차는 원칙적으로 환산율이 높아서 차 한 대 때문에 자격 판단이 달라지는 일이 있습니다. 다만 장애인 사용 차량, 생업용 차량, 오래된 저가 차량처럼 예외나 완화가 적용될 수 있는 경우가 있어 주민센터에서 실제 산정 방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경기 지역 2인 가구가 전세보증금 9,000만원에 살고 있고 부채가 없다고 해볼게요. 경기 기본재산액 8,000만원을 빼면 남는 금액은 1,000만원입니다. 이 부분이 주거용재산으로 인정되면 월 1.04%, 즉 약 10만4천원이 소득처럼 더해집니다.
만약 이 가구의 소득평가액이 월 190만원이라면 단순 계산상 190만원에 10만4천원을 더해 약 200만4천원이 됩니다. 2026년 2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50%인 2,099,646원보다 낮아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근로소득공제, 금융재산, 차량, 보험 해지환급금, 부채 인정 여부가 같이 들어가므로 이 계산만으로 확정하면 안 됩니다.
서울이나 경기처럼 기본재산액이 높은 지역과 그 외 지역은 같은 보증금이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주거용재산 인정 한도도 따로 있어요. 2026년 기준 주거용재산 인정 한도는 서울 1억7,200만원, 경기 1억5,100만원, 광역·세종·창원 1억4,600만원, 그 외 지역 1억1,200만원입니다. 이 한도를 넘는 부분은 일반재산으로 볼 수 있어 환산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신청 전에 확인하면 좋은 것들
약국에서 상담하다 보면 ‘나는 안 될 것 같아서 신청도 안 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복지 기준은 생각보다 세부 항목이 많습니다. 만성질환으로 3개월 이상 계속 쓴 의료비, 임대차보증금, 실제 부채, 근로소득 공제처럼 반영되는 항목이 있으니 서류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거주지 정보
- 예금, 적금, 보험, 주식 등 금융재산 내역
- 대출금과 이자 납부 자료
- 자동차 등록 정보와 차량 사용 사유
- 최근 의료비 지출 자료, 특히 만성질환 치료비
- 가구원 수와 실제 함께 사는 가족 관계
신청은 주민센터에서 상담할 수 있고, 복지로의 모의계산도 참고가 됩니다. 다만 모의계산은 말 그대로 예상치입니다. 실제 결과는 시군구 조사에서 소득과 재산 자료를 확인한 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드리고 싶은 현실적인 이야기
차상위재산기준은 ‘재산이 있으면 끝’이라는 식으로 보면 너무 거칠어집니다. 전세보증금은 생활을 위한 주거 재산일 수 있고, 자동차도 치료나 생업 때문에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현금성 재산이나 차량가액은 생각보다 크게 잡힐 수 있어요.
저는 약국에서 약값 부담 때문에 약을 줄여 먹거나 병원 방문을 미루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그럴 때마다 자격이 애매해 보여도 한 번은 공식 상담을 받아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숫자는 차갑지만, 그 숫자 안에도 의료비와 주거 상황처럼 사람 사는 사정이 들어갑니다. 서류를 챙겨 확인받는 과정이 번거롭더라도, 필요한 지원을 놓치지 않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