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폴리스, 매일 먹어도 되고 약이랑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약국에서 혈전약을 드시는 어르신이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를 들고 오셨어요. 목이 칼칼할 때마다 뿌리면 좋다는데, 본인 약이랑 같이 써도 되는지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이 저는 참 반갑습니다. 프로폴리스는 광고 문구만 보면 가볍게 느껴지지만, 벌에서 유래한 성분이고 알레르기와 출혈 관련 약물 문제를 꼭 확인해야 하거든요.
프로폴리스는 무엇을 기대하고 먹는 성분일까요?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식물의 수지 같은 물질을 모아 벌집을 보호하는 데 쓰는 성분입니다. 건강기능식품에서는 보통 프로폴리스 추출물이라고 표시되고, 기능성분은 총 플라보노이드로 봅니다. 국내 기준에서 프로폴리스 추출물은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구강에 직접 닿는 형태라면 구강에서의 항균작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관리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도움을 줄 수 있음입니다. 감기 예방, 면역력 치료, 염증 치료처럼 질병을 직접 낫게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유럽식품안전청 평가에서도 프로폴리스 관련 여러 건강 주장에 대해 근거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항목들이 있었습니다. 실제 약국에서도 저는 프로폴리스를 감기약 대신 권하지 않습니다. 목이 건조하거나 입안이 텁텁할 때 보조적으로 쓰는 정도가 더 현실적인 위치입니다.
하루 섭취량은 제품 겉면보다 총 플라보노이드를 봐야 합니다
프로폴리스 제품을 보면 500mg, 1000mg처럼 큼직한 숫자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곧 기능성분 양은 아닙니다. 프로폴리스 추출물 전체량과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다를 수 있어요.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준에서는 항산화 목적의 프로폴리스 추출물 일일 섭취량을 총 플라보노이드로서 20~40mg 범위로 보는 자료가 쓰입니다. 과거 자료나 오래된 제품 정보에는 16~17mg으로 표시된 경우도 있어, 구매 전에는 현재 제품 라벨의 기능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스프레이나 액상 제품은 또 다릅니다. 구강 항균작용은 입안에 직접 닿는 형태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캡슐을 삼키는 제품과 입안에 뿌리는 제품을 같은 기준으로 보면 헷갈립니다. 특히 액상 스포이드 제품은 한 번에 몇 방울인지, 하루 몇 회인지가 제품마다 다르고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운전 전, 어린이, 알코올에 민감한 분은 이 부분도 체크가 필요합니다.
같이 먹을 때 조심해야 하는 약이 있습니다
제가 약국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약은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입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허브 자료에서도 프로폴리스가 혈액 응고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와파린은 INR 수치가 조금만 흔들려도 멍, 코피, 잇몸 출혈, 혈뇨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영양제 하나를 추가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 와파린,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분
-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분
- 수술, 임플란트, 내시경 조직검사 등을 앞둔 분
-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제 치료 중인 분
-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고령자
이런 경우에는 프로폴리스를 시작하기 전에 약사나 주치의에게 현재 복용약을 함께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약 이름을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처방전 사진이나 약 봉투만 있어도 상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알레르기 체질이라면 효능보다 안전성을 먼저 봐야 합니다
프로폴리스는 벌, 꽃가루, 수지 성분과 관련이 있다 보니 알레르기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나 해외 이상반응 보고에서도 프로폴리스 제품과 관련된 알레르기 사례가 언급됩니다.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 벌 쏘임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분은 처음부터 고함량으로 시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입안에 뿌렸는데 따갑고 헐거나, 입술이 붓거나, 두드러기와 가려움이 올라오면 계속 쓰면 안 됩니다. 목이 답답하고 숨이 차거나 얼굴이 붓는 느낌이 있으면 응급 상황일 수 있습니다. 천연 성분이라는 말이 알레르기 위험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천연 유래 성분일수록 개인 반응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잠깐 멈춰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은 프로폴리스를 꼭 먹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신중하게 보는 편이 낫습니다.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탕처럼 먹는 제품, 스프레이형 제품은 맛이 달아서 쉽게 쓰게 되지만 아이에게는 알레르기 반응과 섭취량 문제가 더 민감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제품을 여러 개 겹쳐 먹는 경우입니다. 프로폴리스에 아연, 비타민C, 셀레늄, 비타민D가 같이 들어간 복합 제품이 많습니다. 여기에 종합비타민까지 더하면 특정 성분이 중복될 수 있습니다. 프로폴리스만 보지 말고 전체 라벨을 같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저는 상담할 때 영양제 병을 전부 꺼내 놓고 같은 성분이 겹치는지 먼저 봅니다. 생각보다 같은 아연이 두세 군데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국에서 권하는 현실적인 복용 기준
프로폴리스를 고른다면 첫째,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총 플라보노이드가 하루 기준으로 얼마나 들어 있는지 봅니다. 셋째, 캡슐인지 스프레이인지 목적에 맞는 제형을 고릅니다. 넷째, 혈전약이나 심혈관계 약을 복용 중이면 시작 전 상담을 받습니다. 다섯째, 처음에는 몸 반응을 보면서 라벨 섭취량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사용합니다.
솔직히 프로폴리스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영양제는 아닙니다. 다만 구강 관리나 항산화 보조 목적으로 잘 맞는 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센 제품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내 몸 상태와 먹는 약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약국에서 11년 동안 보니 영양제는 많이 먹는 사람보다 필요한 것만 안전하게 고르는 사람이 오래 꾸준히 잘 먹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