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은 항생제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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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은 항생제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얼마 전 약국에서 항생제를 받아 가시던 분이 가방에서 유산균 통을 꺼내셨습니다. “이것도 같이 먹고 있는데, 괜찮아요?” 11년째 약국에서 일하며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유산균은 대체로 함께 복용할 수 있지만, 어떤 약을 먹는지와 몸 상태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항생제를 먹을 때는 시간을 어떻게 나눌까요?

항생제는 병을 일으킨 세균을 치료하는 동안 장내 미생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복용하며 설사를 겪는 분이 있지요.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에서는 일부 유산균 균주가 항생제 관련 설사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모든 유산균에 같은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유산균을 먹는다고 항생제 부작용이 반드시 예방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균으로 된 유산균은 항생제와 같은 시간에 먹으면 살아 있는 균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약국에서는 보통 2시간 정도 간격을 두도록 안내합니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오전 8시에 먹는다면 유산균은 오전 10시 이후로 잡는 식입니다. 항생제는 처방받은 시간과 횟수를 우선 지켜야 합니다. 복용 간격을 맞추려고 항생제 시간을 임의로 옮기거나 건너뛰지는 마세요.

유산균 제품 중에는 세균이 아니라 효모인 사카로미세스 불라르디가 들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 균은 항생제와의 관계가 세균성 유산균과 다르지만, 항진균제를 복용 중이라면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 뒷면의 균 이름과 현재 먹는 약 이름을 함께 보여주시면 상담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하루 몇 억 마리가 적당할까요?

건강기능식품으로 쓰이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국내 기준상 일일 섭취량은 1억~100억 CFU입니다. CFU는 살아 있는 균의 수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이 숫자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기준을 설명하는 범위이지, 누구에게나 100억 CFU가 필요하다거나 그 이상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100억짜리보다 500억짜리가 더 좋겠죠?”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런데 균 수가 많다고 효과가 비례해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국립보건원도 효과를 볼 때 균 수와 함께 구체적인 균주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연구에서 결과가 나온 균주가 따로 있을 수 있고, 이름이 비슷한 다른 균주에 그 결과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유산균을 고를 때는 광고에 적힌 큰 숫자보다 제품의 1일 섭취량, 균주명, 소비기한, 보관 방법을 먼저 읽습니다. ‘제조 시 투입균 수’와 소비기한까지 보장하는 균 수는 뜻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미 한 제품을 먹고 있다면 다른 유산균을 더하기 전에 두 제품의 표시를 함께 확인하세요. 여러 제품을 겹쳐 먹는다고 장 건강 효과가 더 커진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같이 먹는 영양제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뭘까요?

비타민이나 오메가3와 유산균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묻는 분도 많습니다. 유산균 자체와 대부분의 일반적인 영양제 사이에 널리 확인된 중대한 상호작용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포에 유산균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이섬유, 프락토올리고당, 감미료나 다른 기능성 원료가 함께 든 제품도 있어서, 배가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찬다면 전체 성분을 봐야 합니다.

약을 드시는 분이라면 이야기가 더 중요해집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는 유산균이 약과 직접 상호작용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항생제와 항진균제가 일부 유산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복합 영양제에 추가된 성분은 별개의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처방약을 복용 중이거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제품 통과 약 봉투를 함께 가지고 약사나 의사에게 확인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누구나 편하게 먹어도 되는 건 아닙니다

건강한 성인이 유산균을 먹고 잠깐 가스가 차거나 배가 불편한 정도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분, 중증 질환으로 치료 중인 분, 미숙아에게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드물지만 살아 있는 미생물에 의한 심각한 감염 사례가 보고돼 있습니다. 특히 미숙아에게는 보호자 판단으로 제품을 먹이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설사가 심해지거나 피가 섞인 변, 고열,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면 유산균으로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항생제를 먹는 중 생긴 설사도 원인을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유산균은 치료약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국에서는 유산균의 ‘몇 억 마리’보다 지금 드시는 약과 복용 시간을 먼저 묻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항생제를 복용하는 분과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분에게 드릴 설명은 다르니까요. 내 몸에 맞는 복용법은 제품 앞면의 큰 숫자보다 약 봉투와 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볼 때 더 잘 보입니다.

유산균은 항생제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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