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산사, 약과 함께 먹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약국에서 혈압약을 드시는 분이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주셨습니다. 온라인 산사 제품을 주문하려는데, 식후에 한 포씩 먹으면 괜찮겠느냐는 질문이었어요. 산사는 차나 간식으로도 익숙하지만, 농축액이나 추출물로 매일 먹을 때는 복용 중인 약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산사’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해요
우리나라에서 산사라고 부르는 것은 대개 산사나무의 열매입니다. 대한민국약전도 산사를 산사나무의 잘 익은 열매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해외 자료에서 말하는 호손(hawthorn)은 잎과 꽃으로 만든 제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이름으로 검색되더라도 사용 부위와 식물 종류, 추출 방식이 다르면 연구 결과나 섭취량을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없습니다.
온라인 판매 화면에서는 ‘산사 함유’라는 문구보다 원재료명과 함량을 먼저 보세요. 말린 열매인지, 추출분말인지, 여러 원료를 섞은 액상 제품인지에 따라 한 포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추출분말 250mg이 들어 있다는 표시만으로 말린 산사 열매 250mg과 같다고 볼 수는 없어요. 추출 비율이 표시되지 않았다면 원물 양으로 환산하기도 어렵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말도 제품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산사가 들어갔다고 해서 그 제품 전체에 특정 기능성이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내하듯 건강기능식품은 포장의 문구나 마크로 일반 식품과 구분할 수 있고, 인정된 기능성도 표시된 내용 안에서 읽어야 합니다.
효능은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요?
산사는 전통적으로 소화와 순환을 위해 사용돼 왔습니다. 다만 오래 사용했다는 사실과 사람에게 효과가 충분히 입증됐다는 말은 다릅니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는 호손의 심부전 관련 연구 결과가 엇갈리고, 심장질환·협심증·부정맥 등에 대한 효과를 판단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체중 감량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 역시 없다고 봅니다.
더구나 이런 연구 중 상당수는 특정한 호손 추출물이나 잎·꽃 제제를 사용했습니다. 온라인에서 파는 산사 열매 차, 청, 젤리에도 같은 효과가 난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혈관 청소’나 ‘심장약 대신’ 같은 문구를 보셨다면 한 번 멈춰서 읽으셨으면 합니다. 가슴 통증이나 두근거림이 계속되는 분에게 필요한 것은 제품 주문보다 진료입니다.
약을 드신다면 어떤 조합을 조심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심장약과 혈압약입니다. 심장질환 치료에 쓰는 디곡신과 호손의 상호작용은 연구마다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도 제한적인 실험 자료와 소규모 사람 대상 연구를 함께 소개하며, 디곡신을 쓰는 경우 의료진의 감독 아래에서 판단하도록 권합니다. ‘함께 먹으면 반드시 독성이 생긴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지만, 스스로 병용을 결정할 조합도 아닙니다.
혈압약을 드신다면 어지럼이나 혈압 변화를 살펴야 합니다. 호손 추출물의 혈압 효과 자체도 연구 결과가 일정하지 않아, 산사를 먹으면 혈압약이 확실히 더 세진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여러 혈압약을 복용하거나 평소 혈압이 낮은 분이라면 새로운 농축 제품을 시작하기 전에 약사나 처방의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스피린·항응고제와의 출혈 위험도 주로 실험실 수준의 근거가 있어 실제 영향은 아직 불확실합니다. 이런 약을 드시는 분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추가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임신·수유 중이거나 심장질환으로 치료받는 분도 먼저 상담이 필요합니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는 임신·수유 중 안전성 자료가 부족하고, 호손 섭취 뒤 어지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복용 후 이런 증상이 생기면 제품을 중단하고 복용 중인 약과 함께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산사에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하루 권장량을 하나로 제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럽의약품청 자료에 나오는 호손 잎·꽃 차의 양을 국내 산사 열매 농축액의 기준으로 쓰면 안 됩니다. 차 한 잔, 추출물 한 정, 액상 한 포는 원료도 농도도 다를 수 있으니까요.
온라인에서 구입할 때는 포장의 1일 섭취량, 1회 섭취량, 산사 함량을 나란히 보세요. 하루 2정이라고 적힌 제품을 아침에 2정, 저녁에 2정 먹으면 표시량의 두 배가 됩니다. 산사 차와 농축액을 함께 먹는 경우도 총 섭취량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표시량을 넘기지 말고, 제품을 여러 개 겹쳐 먹기 전에는 성분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국에서는 제품 사진 한 장보다 현재 드시는 약 목록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산사를 주문하기 전 약 이름과 제품의 원재료·섭취량 표시를 같이 보여주시면, ‘함께 먹어도 되는지’에 훨씬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