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부작용이 걱정되는데 계속 먹어도 될까요?

약국에서 탈모약을 받으러 오신 분이 작은 목소리로 “먹고 나서 성욕이 줄어든 것 같은데, 계속 먹어도 되나요?”라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11년 동안 비슷한 질문을 자주 들었습니다. 탈모약 부작용을 판단할 때는 먼저 약 이름과 사용 방법을 확인합니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처럼 먹는 약인지, 미녹시딜을 두피에 바르는지에 따라 주의할 증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먹는 탈모약은 어떤 부작용이 있나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남성형 탈모에 쓰이는 약입니다. 두 약 모두 성욕 감소, 발기나 사정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약을 먹는 사람 모두에게 생기는 일은 아닙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피나스테리드 1mg 임상시험 자료에서 첫 1년간 성욕 감소는 복용군 1.8%, 위약군 1.3%였고, 발기 문제는 각각 1.3%, 0.7%였습니다. 수치를 볼 때는 약을 먹지 않은 사람에게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증상이 생겼다면 시작 시점과 정도를 기록해 처방한 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피로, 스트레스, 다른 약, 기존 질환도 성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상 하나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약을 중단한 뒤에도 성기능 문제가 지속됐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복용 중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혼자 용량을 바꾸거나 참고 지내기보다 진료에서 경과를 설명해 주세요.
기분 변화도 그냥 넘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유럽의약품청은 피나스테리드 알약의 부작용으로 자살 생각을 확인했지만,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피나스테리드 1mg을 탈모 때문에 복용하다 우울감이나 자살 생각이 생기면 복용을 중단하고 즉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자해할 위험이 있다면 응급 도움을 받으세요. 두타스테리드는 자살 생각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복용 중 기분이 뚜렷하게 달라졌다면 역시 신속히 상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녹시딜은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같을까요?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에서는 가려움, 붉어짐, 각질 같은 국소 자극이 먼저 눈에 띕니다. 액상 제품의 성분 때문에 자극이 생기기도 하므로, 쓰는 제형을 약사나 의사에게 알려주면 원인을 가려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마나 얼굴에 약액이 흘러 원치 않는 곳에 털이 자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른 직후 손을 씻고, 제품 설명서에 적힌 양을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시작 후 몇 주 동안 빠지는 머리카락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치료가 실패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빠짐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심한 어지럼, 두근거림, 가슴 통증, 숨참, 발목 부종은 드물더라도 주의할 신호입니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사용을 멈추고 의료진에게 연락하세요.
먹는 미녹시딜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있어 심박수 증가, 어지럼, 체액 저류 등을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이미 혈압약을 먹거나 심장 질환이 있다면 처방 전에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바르는 약을 쓰다 효과가 더딘 것 같다고 먹는 약을 임의로 추가할 문제는 아닙니다.
함께 먹는 약과 영양제도 확인해야 하나요?
네. 약국에서는 “탈모약 하나만 먹어요”라고 하셨다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전립선 약, 혈압약, 영양제가 더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전립선 약에도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가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이 다른 두 처방을 받았다고 성분까지 다른 것은 아니니 약 봉투의 성분명을 확인해 주세요. 두타스테리드는 일부 강한 대사 효소 억제제와 함께 쓸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복용 중인 처방약과 일반약 목록을 처방의나 약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탈모 영양제도 종류별로 함량이 크게 다릅니다. 여러 제품을 겹쳐 먹으면 같은 성분을 중복 섭취하기 쉽습니다. 제품명뿐 아니라 1일 섭취량과 성분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영양제를 추가한다고 탈모약 부작용이 예방되는 것은 아니고, 부족한 영양소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탈모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약과 영양제를 함께 복용 중이라면 약국에 제품 포장이나 성분표를 가져오셔도 좋습니다.
복용 중 무엇을 기억하면 좋을까요?
피나스테리드는 남성형 탈모에 보통 1mg을 하루 한 번 복용합니다. 더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비례해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복용을 잊었다면 한꺼번에 두 배를 먹지 말고 처방받은 복용 지침을 따르세요. 두타스테리드의 용량도 처방에 맞춰야 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부서진 피나스테리드 알약이나 새는 두타스테리드 캡슐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이나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을 때 복용 사실을 꼭 알려주세요.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했다면 마지막 복용 후 6개월까지 헌혈하지 않아야 한다는 안내도 있습니다.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통증·분비물이 생길 때도 진료가 필요합니다.
탈모 치료는 오래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작은 불편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약국에서 부작용을 묻는 분께 약 이름, 복용 시작일, 증상이 생긴 날, 함께 쓰는 약부터 확인합니다. 그 네 가지가 있으면 막연한 걱정을 진료실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