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기초연금 수급자격, 부모님은 받을 수 있을까요?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약 봉투보다 더 자주 꺼내는 이야기가 부모님 생활비입니다. 혈압약을 타러 오신 분이 “우리 엄마가 내년에 기초연금 받을 수 있나요?” 하고 묻는 일이 꽤 많습니다. 저는 약사라서 복지 신청을 대신 판단해드릴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건 하나입니다. 기초연금은 나이만 된다고 자동으로 나오는 돈이 아니고, 소득과 재산을 같이 보는 제도라서 미리 계산해보는 게 훨씬 낫습니다.
2027년 기초연금,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기다려야 할 것
2027년 기초연금 수급자격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만 65세입니다. 2027년에 만 65세가 되는 분은 생일이 지난 1962년생입니다. 신청은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962년 7월생이라면 2027년 6월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27년 선정기준액은 2026년 8월 15일 기준으로 아직 확정 고시 전입니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매년 보건복지부가 노인 가구의 소득, 재산, 물가 등을 반영해 정합니다. 그래서 2027년 신청을 준비하는 분은 2026년 기준을 참고하되, 실제 신청 전에는 보건복지부, 복지로, 국민연금공단 안내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는 단독가구 소득인정액이 월 247만 원 이하, 부부가구는 월 395만 2천 원 이하이면 기초연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소득’이 아니라 ‘소득인정액’입니다.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나 국민연금만 보는 게 아니라 재산까지 월 소득처럼 환산해서 더합니다.
소득인정액이 왜 이렇게 헷갈릴까요?
약국에서 상담하다 보면 “나는 연금이 80만 원밖에 안 되는데 왜 안 된대요?”라는 말을 듣습니다. 사실 기초연금은 월수입만 놓고 보는 제도가 아닙니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국민연금 같은 정기 소득에 집, 전세보증금, 예금, 자동차 같은 재산을 일정 방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합니다.
2026년 기준 산식에서는 근로소득이 있으면 월 116만 원을 먼저 빼고, 남은 금액의 30%를 추가로 공제합니다. 예를 들어 어르신이 월 150만 원을 근로소득으로 벌고 있다면 150만 원 전체가 그대로 잡히는 구조는 아닙니다. 116만 원을 뺀 34만 원의 70%인 23만 8천 원 정도가 근로소득 평가액으로 반영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일을 조금 한다고 바로 탈락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현금 수입이 적어도 금융재산이나 부동산이 많으면 소득인정액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금융재산은 일정 금액을 공제한 뒤 계산하고, 지역별 기본재산액도 다르게 적용됩니다. 대도시와 농어촌의 주거비 차이를 어느 정도 반영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같은 80만 원 연금을 받는 분이라도 한 분은 대상이 되고, 다른 분은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2027년에 특히 봐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첫째, 1962년생 부모님이 있는 가정입니다. 만 65세가 되는 해에는 생일 한 달 전 신청 가능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기초연금은 원칙적으로 신청해야 받을 수 있고, 늦게 신청했다고 지나간 달을 모두 챙겨주는 구조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둘째,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분입니다.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기초연금을 무조건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국민연금 수급액과 소득재분배 급여액 등에 따라 기초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준 기초연금은 단독가구 최대 월 34만 9,700원, 부부가구 합산 최대 월 55만 9,520원 수준이지만, 실제 금액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셋째, 부부 중 한 분만 신청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기초연금에서 부부가구는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도 함께 봅니다. 한 분만 만 65세가 되었더라도 배우자의 재산과 소득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부부가 모두 받는 경우에는 부부 감액도 적용됩니다.
넷째,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 등 직역연금 관련 이력이 있는 분입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직역연금 수급권자와 배우자가 원칙적으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예외와 특례가 있고,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도 진행된 바 있어 2027년 신청 전에는 최신 안내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신청 전에 준비하면 좋은 것들
기초연금은 주민센터나 행정복지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신청할 수 있고, 온라인 신청도 가능합니다. 본인이 직접 하기 어렵다면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등 대리 신청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대리 신청은 신분 확인과 위임 관련 서류가 필요할 수 있어 방문 전 문의하는 편이 덜 번거롭습니다.
- 신분증과 본인 명의 통장
-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 관련 정보
- 전월세 계약서 등 주거 관련 서류
- 소득·재산 신고에 필요한 자료
- 금융정보 제공 동의 관련 서류
실무적으로는 “신청해도 안 될 것 같아서 안 했다”가 가장 아쉽습니다. 소득인정액 계산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공제 항목도 있습니다. 특히 근로소득이 조금 있거나 집 한 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제외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복지로 모의계산이나 국민연금공단 상담을 먼저 이용하면 대략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 이렇게 말씀드리면 편합니다
부모님께 제도를 설명할 때는 “65세 되면 다 받는 돈”이라고 말하면 나중에 오해가 생깁니다. 저는 보통 이렇게 설명드립니다. “나이는 기본이고, 나라에서 소득과 재산을 월소득처럼 계산해서 기준 안에 들어오면 받을 수 있어요.” 이 표현이 실제 제도와 가장 가깝습니다.
2027년 기초연금을 준비한다면 지금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생일 기준으로 신청 가능한 달을 적어두고, 2027년 선정기준액이 발표되면 소득인정액을 다시 맞춰 보는 것입니다. 약도 처방이 바뀌면 복용법을 다시 확인하듯이, 복지 기준도 해가 바뀌면 숫자를 다시 봐야 합니다. 부모님 생활비와 연결된 문제라서 대충 넘기기보다 한 번 더 확인하는 쪽이 마음이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