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효능 당뇨에 정말 도움이 될까요?

얼마 전 약국에서 한 손님이 오미자청을 들고 오셨습니다. “당뇨에 좋다는데, 혈당약 먹으면서 마셔도 되나요?” 오미자의 효능을 묻는 말 같지만, 제가 먼저 확인한 건 청에 든 설탕과 복용 중인 약이었습니다. 같은 오미자라도 차, 청, 농축액은 성분과 섭취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미자가 혈당을 낮춘다는 말, 어디까지 확인됐을까요?
오미자에는 쉬잔드린 등 여러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실험실 연구와 동물 연구에서는 혈당과 관련된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결과가 사람의 당뇨 치료 효과를 곧바로 뜻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습니다. 2022년 발표된 12주 임상시험에서는 공복혈당이 100~140㎎/dL인 성인 80명을 모집해 오미자 추출물과 대두를 섞은 캡슐을 비교했습니다. 시험군은 혼합물 500㎎을 하루에 섭취했고, 위약군과 비교해 공복혈당과 일부 식후혈당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다만 오미자 단독 성분을 시험한 것이 아닙니다. 최근 혈당 관련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먹은 사람도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를 근거로 “오미자차 한 잔이 당뇨에 효과가 있다”거나 “혈당약 대신 먹어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추출 방식도, 함께 들어간 성분도, 연구 대상도 다릅니다. 당뇨가 있는 분에게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판단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오미자청이라면 성분보다 당류부터 보게 됩니다
약국에서 “오미자를 매일 마신다”는 분께 어떤 형태인지 다시 묻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말린 오미자를 우린 물과 설탕에 절인 오미자청은 같은 음료가 아닙니다. 청을 물에 희석하면 맛은 연해져도 잔에 들어간 당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꿀을 넣어 직접 만든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표시된 당류가 100g당 50g인 청을 한 잔에 20g 넣었다면, 청에서만 당류 약 10g을 섭취하는 셈입니다. 제품별 함량은 다르니 실제로는 영양정보의 당류와 한 번에 넣는 양을 함께 봐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첨가당과 꿀·시럽 등에 든 유리당을 하루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줄이도록 권고합니다. 이 수치는 오미자청을 마음 놓고 마셔도 되는 허용량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혈당을 관리 중이라면 단맛이 적은 무가당 오미자차가 청보다 당류를 줄이기 쉽습니다. ‘무설탕’ 표시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영양정보의 총 탄수화물과 당류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혈당 측정기를 사용한다면 평소와 비슷한 식사 조건에서 음료를 마신 날의 식후 수치를 기록해 두면 자신의 반응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혈당약과 함께 먹을 때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오미자와 특정 당뇨약을 함께 먹으면 반드시 저혈당이 생긴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약을 드시는 분이 오미자 농축액이나 캡슐을 임의로 추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처럼 저혈당 위험이 있는 약을 쓰는 분이라면 새 보충제를 시작할 때 복용 약과 최근 혈당 기록을 의사·약사에게 알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연구소도 이들 약을 저혈당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약으로 안내합니다.
상호작용에서 더 분명한 사례는 면역억제제 타크로리무스입니다. 일부 오미자류 추출물이 이 약의 혈중 농도를 높인 인체 연구가 있고,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도 이를 주의사항으로 안내합니다. 연구에 쓰인 추출물의 종류와 양이 가정에서 마시는 오미자차와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식 후 타크로리무스를 복용 중이라면 차를 포함한 오미자 제품을 습관적으로 먹기 전에 담당 진료팀과 확인해야 합니다. 오미자 성분이 약물 대사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어, 다른 약을 꾸준히 드시는 분 역시 캡슐이나 농축액을 시작하기 전 상담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얼마나 먹는 게 적당할까요?
당뇨 관리를 위한 오미자의 공인된 하루 권장량은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연구의 500㎎은 특정 오미자·대두 혼합물의 시험 용량이지, 오미자청이나 말린 오미자의 권장량이 아닙니다. 캡슐마다 추출 비율과 다른 첨가 성분도 달라 그 숫자를 옮겨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음료로 즐긴다면 먼저 청의 당류를 계산하고, 무가당 차라도 몸에 맞는지 살피는 게 현실적입니다. 제품을 새로 먹은 뒤 속이 불편하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기면 섭취를 멈추고 상담받으세요. 임신·수유 중이거나 약을 여러 가지 드신다면 농축액과 보충제는 특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오미자를 찾는 손님께 “혈당에 좋다”는 문구보다 지금 드시는 약과 컵에 넣는 청의 양을 먼저 여쭙습니다. 당뇨가 있을 때는 오미자의 기대 효능보다 실제 당류 섭취량과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일이 훨씬 구체적인 관리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