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수급자격, 재산이 있으면 바로 탈락일까요?

얼마 전 약국에서 혈압약을 받아 가시던 어르신이 조심스럽게 물으셨어요. “집 한 채 있으면 기초연금은 못 받는 거죠?” 사실 이런 질문을 꽤 자주 듣습니다. 약국에서 복지 상담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11년째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 보니 기초연금은 ‘재산이 있다, 없다’보다 소득인정액 계산을 이해하는 게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2026년 기준으로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이고, 대한민국 국적과 주민등록이 있으며,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일 때 받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기준으로 단독가구는 월 247만 원 이하, 부부가구는 월 395만 2천 원 이하가 기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액은 실제 월급이나 국민연금만 뜻하지 않습니다. 재산을 월 소득처럼 환산한 금액까지 더한 값입니다.
기초연금에서 보는 재산은 통장 잔고만이 아닙니다
기초연금 수급자격 재산 기준을 볼 때 많은 분들이 예금만 떠올리십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주택, 토지, 전월세보증금, 예금, 적금, 주식, 보험, 자동차, 회원권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다만 재산이 있다고 전부 그대로 월소득으로 잡히는 건 아닙니다.
기본 구조는 소득인정액 = 소득평가액 + 재산의 소득환산액입니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임대소득, 국민연금 같은 소득을 먼저 보고, 여기에 재산을 일정 방식으로 월 소득으로 바꾼 금액을 더합니다. 그래서 같은 3억 원짜리 집을 가지고 있어도 지역, 부채, 금융재산, 배우자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단독가구 선정기준액: 월 247만 원
- 부부가구 선정기준액: 월 395만 2천 원
- 신청 가능 시점: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1개월 전부터
- 신청 장소: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 복지로
집이 있어도 공제되는 금액이 있습니다
재산 계산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부분이 지역별 기본재산액입니다. 집이나 토지 같은 일반재산은 일정 금액을 빼고 계산합니다. 2026년 안내 기준으로 대도시는 1억 3,500만 원, 중소도시는 8,500만 원, 농어촌은 7,250만 원을 기본재산액으로 공제합니다.
예를 들어 대도시에 시가표준액 기준 주택 3억 원이 있고 다른 재산과 부채가 없다고 가정해볼게요. 3억 원에서 1억 3,500만 원을 뺀 1억 6,500만 원이 환산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연 4%를 곱하고 12개월로 나누면 월 55만 원 정도가 재산의 소득환산액으로 잡힙니다. 실제 매매가 3억 원을 월소득 3억 원처럼 보는 게 아니라, 공제 후 남은 재산을 일정 비율로 나누어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근데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주택 가격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호가와 다르게 공적 자료로 확인되는 가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또 대출이 있다면 입증되는 부채를 차감할 수 있지만, 모든 빚이 같은 방식으로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가족 간 개인 차용증처럼 확인이 어려운 부채는 인정이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예금과 보험은 금융재산으로 따로 봅니다
금융재산은 예금, 적금, 주식, 펀드, 보험 해약환급금 같은 항목을 포함합니다. 여기서는 가구별로 2,000만 원을 공제한 뒤 남은 금액을 재산 환산에 넣습니다. 예금 5,000만 원이 있다면 2,000만 원을 뺀 3,000만 원이 계산 대상이 되는 식입니다.
재산의 월 소득환산액은 보통 ‘일반재산에서 기본재산액을 뺀 금액 + 금융재산에서 2,000만 원을 뺀 금액 - 부채’에 연 4%를 곱하고 12로 나누는 구조입니다.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월 환산액은 낮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 임대소득, 근로소득이 같이 있으면 선정기준액을 넘을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도 “통장에 조금 모아둔 돈 때문에 떨어질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금융재산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배우자 소득, 주택, 보증금, 자동차까지 같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부가구는 한 분만 신청해도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을 함께 봅니다.
자동차와 회원권은 생각보다 영향이 큽니다
기초연금 재산 기준에서 의외로 크게 작용하는 게 자동차입니다. 일반적인 차량은 재산으로 환산될 수 있지만, 고급자동차로 분류되는 경우에는 부담이 커집니다. 2026년 현장 안내에서는 차량가액 4,000만 원 이상인 승용차, 승합차, 이륜차가 특히 문제가 될 수 있고, 골프·승마·콘도미니엄·종합체육시설·요트 회원권도 별도로 봅니다.
이런 항목은 기본재산 공제나 금융재산 공제처럼 부드럽게 계산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수급 판정에 큰 영향을 줍니다. 다만 차령이 오래되었거나 생업용으로 인정되는 경우, 장애인 또는 국가유공자 관련 차량처럼 예외가 있을 수 있어 단순히 차량 가격만 보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헷갈리면 모의계산보다 실제 신청이 낫습니다
기초연금은 매년 선정기준액이 바뀌고, 개인별 자료 반영 시점도 다를 수 있습니다. 또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무조건 제외되는 것도 아니고, 재산이 있다고 무조건 탈락하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소득이 적어 보여도 고가 차량, 임대소득, 금융재산 때문에 기준을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역연금, 그러니까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별정우체국연금 수급권자와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례나 예외가 있어 본인 상황은 국민연금공단이나 주민센터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저는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고를 때도 “광고 문구보다 내 몸 상태와 복용 중인 약이 먼저”라고 말씀드립니다. 기초연금도 비슷합니다. 주변에서 “집 있으면 안 된다더라”, “국민연금 받으면 못 받는다더라” 같은 말만 듣고 판단하면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만 65세가 가까워졌고 재산 때문에 애매하다고 느껴진다면, 복지로 모의계산을 먼저 해보고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에 실제 자료 기준으로 확인받는 편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